다시, 겨울 / 나의 밤은 먹혀버렸어요
늘리혜 두번째 시소설집 미리보기 다시 겨울이네요 돌아오길 바라지 않았는데 야속하게 시간은 흘러 당신과의 관계도 흘러 봄과 여름, 가을을 지나 겨울이 와 버렸어요 온 세상에 색이 바래버린 아니, 바랜 색마저 사라져버린 모노톤의 세상은 쓸쓸하기만 해요 찬란하고 따스하기만 하던 봄날의 미소는 생명력을 잃었어요 피어오르던 새싹은 모두 짓밟혀 버렸죠 충만한 에너지로 가득찼던 여름날의 환호성은 어디로 가 버렸나요 한여름 밤의 폭죽처럼 강렬했지만 더는 없죠 다정하고 안심이 되던 가을날의 키스는 내 안에 독이 되었어요 끊임없이 내 생명을 갉아먹고 있죠 죽어가고 있어요 이미 죽었는지도 몰라요 겨울인걸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을지언정 내 안에 추한 슬픔은 감추어지지 않아요 이번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번 한 해가 너..
★꿈꾸는 글쟁이 늘리혜/2] 이야기가 담긴 시, 시소설
2020. 3. 5. 16:5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