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제 그만 묻어두려 해 / 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늘리혜 첫번째 시소설집

<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> 미리보기

 

---

 

 

이제 그만 묻어두려 해

너와의 아름답도록 슬픈 기억들을

차가운 미소와 따듯한 눈물이 함께 묻어나는 그 추억들을

 

너무 아파서 소중한 내 사랑을

어느누구에게도 자랑하지 못한 채

내 안에서 썩을 수 있도록

눈물을 거름삼아 묻어두려 해

 

혹여 내가 꺼내보고 싶더라도

예전의 형체가 남아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

 

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내 안에 가득해

뱉어내고 싶은 검은 감정들이 나를 잠식하고 있어

여전히 너의 모습이 눈 앞에 생생히 살아있어

막 건져올린 물고기처럼 너무도 생기가 넘쳐

 

이제 그만 묻어두려 해

내 뜨거운 심장과 함께 묻어두려 해

외롭지 않도록

꺼내고 싶은 유혹이 들지 않도록

 

혹여 내가 꺼내보고 싶더라도

예전의 형체가 남아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

 

이미 내 곁에 없는 너처럼

비정할 정도로 썩어 있었으면 좋겠어

허탄하게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었으면 해

그 미소가 네가 아닌 나를 향한 것이기를

 

혹여 내가 꺼내보고 싶더라도

예전의 형체가 남아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

 

이제 그만 묻어두려 해

 

 

---

 

감상에 젖고 싶을 땐 늘리혜의 시소설!

 

 

---

 

 

<< 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 >>

볼 수 있는 곳

 

 

■ 교보문고

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 

□ 리디북스

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■ 알라딘

[전자책] 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 

□ 예스24

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 

 

■ 네이버 시리즈

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