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별을 결심한 이유 / 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늘리혜 첫번째 시소설집

<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> 미리보기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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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 이상 미소가 지어지지 않아요

아무리 애써 보아도 마음이 뜨거워지지 않네요

처음부터 우리는 몹시도 닮아서였을까요

당신도 그런 모양이에요

 

어느새 대화가 사라져 버린 저녁 식사 자리에

한껏 내리깔린 시선만이 자리를 잡네요

서로를 볼 용기조차 사라진 걸까요

 

길을 가다 그대가 좋아하는 것들이보여요

한참 그 앞을 서성이다

발길 돌리기를 반복해요

그것들은 이제 더 이상 제게서

의미가 사라져가고 있어요

 

만나러 가는 길이 무섭기만 해요

그리도 즐거웠던 이 길에

비가 내려요 차가운 눈이 내려요

코 끝이 시큰해지네요

 

어느새 사랑해란 말이 사라져버린 얼굴에

어둡고 습한 근심만이 피어 나네요

서로에게 제 마음을 전할 용기조차 사라진 걸까요

 

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

좀처럼 즐겁지 못해요

손끝부터 조금씩 얼어붙는 것 같아요

 

오늘 당신께 제 마음을 전하려 해요

서운해 말아요 많이 망설였어요

무척이나 많이 고민하고 결심한 마음이에요

당신을 위한 제 마지막 배려에요

부디 끝까지 잘 들어주세요

 

우리는

여기까지인가봐요

잘 가요

한 때 나보다 더 소중했던 사람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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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상에 젖고 싶을 땐 늘리혜의 시소설!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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