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의 흔적이 사라져 가 / 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

늘리혜 첫번째 시소설집

<비가 와, 네가 올 것 같아> 미리보기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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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차 희미해져가고 있어

너와 있었던 일들이

무척이나 반짝이던 날들이

 

너의 목소리가 점차 옅어져

너와 나누었던 대화가

이젠 더는 생각나지 않아

우리의 흔적이 사라져 가

 

우리가 만든 추억은 먼지였나 봐

작은 바람에도 날아가 버렸어

 

차라리 흉터라도 남기지 그랬어

오래도록 내 몸에 남을 수 있게

아름다웠다고 좋은 추억이라고

가식으로라도 말할 수 있게

 

자꾸만 우리의 흔적이 사라져 가

너의 얼굴이 희미해져

내 손을 잡아주던 따스함이

더는 떠오르지 않아

우리의 시간이 사라져 가

 

우리가 만든 추억은 눈물이었나 봐

그 순간이 지나니 말라버렸어

 

차라리 편지라도 한 통 쓸 걸 그랬어

끝이 바래더라도 남을 수 있게

전화로 나누었던 수많은 말들은

이제 더는 남아있지 않아

 

바다의 모래알처럼

마음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

이젠 슬프지도 않아

 

우리의 흔적이 사라져 가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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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상에 젖고 싶을 땐 늘리혜의 시소설!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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